뒷좌석 시트 탈거 및 세척 (feat. 마늘쫑장아찌)

부모님댁에 갔다가 2시간이 걸려 돌아오는 길에 집에 다와서 고속도로 출구의 램프구간 커브를 돌다보니 어디선가 간장의 짭조름하면서 알싸한 냄새가 풍겼다.

어머니께서 손에 쥐어주신 검은 가방을 뒷좌석 시트 위에 올려놨었는데... 아... 마늘쫑장아찌가 그 안에 있었다ㅠ

뭐 어쩌겠냐며 쿨하게 집에 도착해서 주차하고 마른 물티슈로라도 닦아봤는데... 왜 닦을수록 시트가 젖는거지??
딱히 방법도 생각 안 나서 일단 집에 와서 문제의 가방을 열었더니 가방 안은 간장 범벅이고 국물이 얼마 남지 않은 마늘쫑장아찌가 보였다ㅠ

다음 날 출근하려고 차에 탔는데 우와 간장냄새가...
퇴근하려고 차에 탔는데 에어컨에서 간장냄새가...
느낌이 왔다. 이건 단순히 가죽시트가 젖은게 아니다. 시트 스펀지가 젖은 것이 틀림없다.

뒷좌석 시트 탈거

문득 생각나서 집에 와서 큰 맘먹고 시트 방석 부분만 탈거해서 집에 가져왔다.

시트 밑에도 흥건하게 젖었다

땀 좀 흘리면서 어찌어찌 방석시트를 뗐다.
엘리베이터 타서 보니 스펀지 바닥이 흥건하게 젖었는데 손대니까 간장이 짜져서 나온다 ㅋㅋㅋㅋㅋ

뒷좌석 시트커버 분리

호그링을 떼어보자

예전에 시트커버가 어떻게 고정되어 있는지 봤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일거라고는 예상했다.
호그링이라고 알고 있는데 맞는 명칭인지 모르겠다. 저 스펀지 안에 프레임이 있는데 그 프레임과 가죽시트를 고정하는 철제 링이 있다. 아주 많이....

열쇠고리처럼 벌려서 돌리면 빠지는데

우와 몇개냐

아래 쪽은 그나마 쉽게 제거하고 몇 개 안 되어 보였는데 사람이 앉아서 움직이니까 윗부분은 엄청 나게 많이 고정이 되어 있다ㅠ

우와 끝이 없네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6개가 더ㅠ

대충 봐도 한명 엉덩이에 9개... 두명이니까 18개ㅠ

드디어 가죽시트커버 분리

스펀지 아래에 간장이 흥건해서 비닐 깔고 했는데 저 비닐에도 간장이 듬뿍 묻어서 비닐 버렸다 ㅋㅋㅋㅋ

뒷좌석 시트 세척

스펀지 건조 중

발코니에서 호스로 그냥 막 쏘면서 조심스레 밟았다. 최대한 오염된 좌석만 젖도록...
건조대에 올리니까 물이 줄줄 흐르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나니 물이 안 떨어져서 냄새 확인 차 만져봤는데... 어쩌지?? 스펀지가 물을 머금고 안 마른다. 꽃바구니 오아시스처럼...
이대로 썩으려나ㅠ

가죽시트커버에서도 냄새가 계속 나ㅠ

더 큰 문제는 가죽시트커버인데ㅠ
에라 모르겠다 스팀청소기로 문질렀다. 근데 그다지 안 닦여 나온다ㅠ 스팀청소기 걸레에 간장냄새가 안 나ㅠ
뒤집어서 해봤는데.. 이상하게 욕실 바닥이 색깔이 변했다. 혹시나 해서 걸레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가죽시트커버를 뒤집어서 펼치고 스팀청소기로 커버 뒷면을 닦았더니 바닥에 깐 걸레에 간장이 묻어나온다. 오예~~
근데 끝이 없다. 닦아도 가죽시트커버에 냄새가 나고...
이제는 걸레에 가죽이 이염되어 푸르게 변한다ㅠ 그만 하고 건조시켜야겠다ㅠ

차안에서도 냄새가 계속 나ㅠ

샤워하고 차에 가봤는데 역시나 실내에 간장냄새가 가득하다. 근데 어디지? 스펀지 아래가 흥건하길래 차에도 흥건할 줄 알았는데 딱히 안 보인다. 일단 닦자.

저건가? 닦은 걸레에서는 냄새가 안 나는데 벨트에서 냄새나ㅠ

안전벨트가 고정된 부분에 갈색 액체가 굳은게 보여서 이거다 싶어서 닦았는데 걸레에서 냄새가 안 난다ㅠ
근데 내가 움직이거나 닦으면 자꾸 어디선가 냄새가 난다.
혹시나 해서 벨트에 코를 갖다댔더니 냄새가ㅠ

근데 이상하다. 스펀지가 젖은 부분, 가죽시트커버에서 묻어나오고 냄새가 심한 부분, 안전벨트.... 세 개가 다 위치가 안 맞아????

하.. 야심차게 다 뜯었는데... 냄새는 제대로 못 잡고... 커버 다시 씌울 생각하니 까마득한데....

다시 장착한 후기

하.. 시트 스펀지를 흠뻑 적시고 웬만큼 마르는데 일주일 걸렸다. 직사광선은 피하면서 발코니에서 말려도 보고 드레스룸에 넣어놓고 제습기도 몇 번을 돌려고 했는데도...
의외로 가죽시트커버 다시 씌우는건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느낀건데 뒷좌석 시트없으니 노면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젖은 도로 달릴 때는 철판에 물 튀는 소리가 그대로 들린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