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탐방 - 충북 충주] 카페K 👍

2024. 2. 15. 23:32인생 즐기기/방구석 카페

충주에 들렀다가 원두나 사볼까 해서 로스터리 카페를 찾다가 발견한 두 곳 중에 하나
두 곳 중에 처음 발견한 곳이기도 하지만, 로스터리 카페에서 푸어오버(핸드드립) 커피가 한잔에 5,000원이라는 메뉴판을 봐서 일단 먼저 가보기로 결정했다. 보통 푸어오버(핸드드립) 커피는 7,000원 정도인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카카오맵] 카페K
충북 충주시 금봉4길 13-4 수니빌 1층 (용산동) https://kko.to/gzMKQexKrd

카페K

충북 충주시 금봉4길 13-4

map.kakao.com


골목 구석에 위치해서 네비는 도착했다는데 보이지가 않아서 당황했다. 안쪽 건물에 위치해서 처음에는 찾기 힘들 것 같다.

오전에 제주 커피템플에서 사온 원두로 한잔 내려먹었었고, 점심시간이 지나 충주 오는 길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먹은 탓에 카페K에서는 어쩔 수 없이 커피는 안 마시고 원두만 사보려고 들렀다.

매장 안에 들어가니 겉에서 봤을 때보다 더 넓은 느낌이었고 바로 정면에 넓은 아일랜드바(?)에 카운터와 각종 기계들이 보였다.

카페K 매장 모습

그리고 입구 기준 우측 매대에 책꽂이와 원두를 전시한 선반.. 그리고 티셔츠와 가방같은 물건도 파시는지 걸려있었다.
커피를 마시러 간게 아니라 원두사러 간거라고 바로 우측에 보이는 원두 선반에서 원두를 구경하고 있었다.
브라질, 과테말라, 에티오피아가 100g, 200g씩 판매하고 있었고 아래에는 케냐였나 좀 다른 포장지에 좀 더 비싼 가격인 원두도 있었다.

뭐를 살까 고민하고 있던 중에 사장님이 찾는 원두 있냐라고 물어보시면서 다가오셨다. 보통 카운터에서 멀뚱히 지켜보거나 먼저 들어온 손님의 커피를 준비하실텐데 카페K 사장님은 별로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다가오셔서 내 기호를 물으셨다.

제주 커피템플에서 구매한 원두가 에티오피아라서 브라질과 과테말라 중에 고르려고 했는데 사장님은 에티오피아를 가장 좋아하신다면서 에티오피아도 추천해주셨다. 그래도 브라질과 과테말라 중에 고민하다가 과테말라 한잔 마셔보고 사자고 결론을 내렸더니 사장님이 서비스로 브라질도 한잔 내려줄테니 비교해보고 사라고 하셨다.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근데 정말 한잔만 결제를 하시고는 원두사러 온거니까 주신다고 하신다.

커피를 내리는 도중에도 나와 계속 대화를 이어가며 내가 커피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지 나의 기호가 어떤건지 등등 교감을 하시려는게 느껴졌다.
이제 입문한 단계라 뭐 아는 것도 없어서 솔직하게 대화를 하니 사장님도 그에 맞춰서 설명도 해주셨다. 친절하시면서도 따스함이 느껴졌다. 단순 장사를 하시는게 아니라 그렇게 좋아하시는 커피를 손님들도 더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같기도 했고 누군가와 커피에 대해 대화하는거 자체를 좋아하시는 것 같기도 했다.
참, 사장님 목소리가 내가 가끔 듣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앵커인 김현정 아나운서와 매우 흡사하다 ㅎㅎ

카페K 브라질 커피
카페K 과테말라 커피

카페K 사장님이 정성스레 내린 커피를 주시면서 원두 특징에 적힌 푯말(?)도 주셨다. 두 개의 다른 원두로 내린 커피를 번갈아 마시면서 둘 중에 어느 원두를 살까 고민해봤는데 모르겠다 ㅎㅎ 일단 번갈아 마셔보니 다른건 느끼겠다. 근데 아직 수준이 모자라서 그런지 컵노트에 적힌 저 향미들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일부러 향미를 느끼려고 뜨거운데 계속 호로록 마셔서 그런지 두 커피 모두 혀가 떫떠름한 마무리가 있는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쨌든 결국 과테말라가 신맛이 조금 더 있고 균형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과테말라를 사기로 결정했긴 한데 이미 그전부터 속으로는 과테말라를 사려고 결정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ㅎㅎ

카페K에서 구매한 과테말라 200g
카페K 과테말라 원두

집에 와서 카페K에서 구매한 과테말라 원두를 바로 내려봤다. 사진 상으로는 내 그림자때문에 원두가 어둡게 나왔는데 중배전이었다. 구매일자 기준으로 이틀 전에 로스팅된 아주 신선한 원두였다.

구매하자마자 두 잔 내려먹었을 때의 느낌은 일단 에티오피아에 비하면 신맛이 약하긴 하다. 푸어오버 방식에 따라 신맛의 강도가 약해지긴 하지만 아예 신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좋게 보면 균형잡힌 맛이지만 특징이 없어보이기도 하다. 특히 신맛을 좋아하는 내게는 조금 밋밋한 느낌이었다.

그후로 소분해서 냉동보관하고 이제 거의 다 마셔가는데 그동안은 떫은 맛이 안 느껴졌고 최근에 조금 다른 레시피로 내렸더니 끝에 담배향이 났다. 금연한지 2년이 지나 이제 담배냄새가 역하게 느껴진다. 내가 임의로 변화를 준 레시피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데 과테말라 원두는 담배냄새같은 스모키향이 있다는 정보가 찾아진다. 그럼 저 레시피가 과테말라 원두를 제대로 살려서 내린건가? 근데 담배향이 싫은데... 향긋한 커피향이 나야 될 집에서 담배의 쿰쿰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ㅠ


다음에 충주갈 때 또 카페K를 들릴 예정이다. 이번에는 브라질 원두를 구매해볼까 생각 중이고... 사장님과 좀 친해져서 조금씩 배워보고 싶기도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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